:말레이시아 항공을 뛰어가서 타다!
5월 9일 아침 9시
날씨는 맑았다. 오히려 눈이 부셨던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티케팅을 하러 이동했다.
안내데스크에서 말레이시아항공은 어딘지 물어보자 D라고 알려주었고
바로 가서 줄을 서고 15분 정도는 기다렸던 것 같다.
대부분 여행객이었고 나처럼 혼자서 가는, 딱 봐도 워킹홀리데이겠구나 하는
젊은이는 별로 없었다.
내 차례가 되어 여권과 전자항공권, 비자허가 프린트를 보여줬는데
내 담당자 (20대 후반의 남자였음)가 처음엔 비자허가 프린트가 이게 아니라며 이메일로 온 문서를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분명 이메일에도 이것을 뽑으라고 써있었고 링크되어있어서 난 제대로 들어가
프린트 버튼을 눌러 뽑아온건데.. 그 분 말은 아예 그 이메일 내용을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나 : 분명 메일엔 이것을 뽑아오라고 해서 이걸 뽑아온건데요..
담당자 : 그니까, 이메일에 보면 임시 비자 넘버랑.. 어? 여기도 있네?
물론 내 문서엔 비자 넘버와 여러 정보가 가득했다 ^-^
담당자 : 음.. 확인해볼게요
몇분 안지나 어디 갔다 오더니 군말없이 티케팅해주는 담당자분..
담당자 : 워킹홀리데이 비자네요? 비행기표는 편도고..
나 : 그렇습니다.
담당자 : 돌아오실 돈은 있으세요?
나 : 물론, 일단은 수중에 비행기표 값정도는 있습니다
뭔가 무시당하는 기분이라 바로 받아친 나 ..
담당자 : 아니, 저번달에만 3명이 갔다가 빠꾸먹었거든요
나 : 네? 이미 비자를 다 받았는데 빠꾸도 먹나요?
담당자 : 호주 입국할 때 인터뷰를 하는데 거기서 돈 없다, 일하면서 벌거다 이런식으로 얘기해서..
나 :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는데)
담당자 : 그래서 저번달만 3명이 그랬어요. 가서 조심하라구요, 인터뷰..
나 :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국내선이 아니다, 국제선을 타자!
인터뷰와 빠꾸라.. 처음 들어보는 얘기지만 담당자는 진지했다.
인터뷰시 어떻게 이쁘게 말할까 대충 머릿속에서 정리하면서 티켓을 받고 짐을 맡겼다.
인천 -> 쿠왈라룸푸르 -> 퍼스 의 경유였기에 물론 표는 2장이 나왔다
11시 비행기었는데 앉아서 좀 쉬니까 금방 10시 20분이 되었다.
보딩 타임은 10시 30분부터 10시 50분까지.. 가족과 인사를 하고 슬슬 들어가는데
아차,! 이런 바보ㅠ 비행기를 너무 오랜만에 탔나..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하면서
바로 쓰는건 백팩에 넣는답시고 샴푸, 바디, 세안제 등 목욕용품을 백팩에 넣어 매고 온 것.
물론 짐검사에서 다 빠꾸먹고 짐으로 맡기려 했으나 카운터가 마감하여 결국은 엄마 주고 왔다
가자마자 목욕용품 사야할 판.. 입국심사를 하고 시계를 보니 어이쿠 10시 45분이네 ^-^*
내가 탈 MH067편은 탑승게이트가 109번이었는데 무려 지하에 있는데다 (난 3층이었다)
내려가서도 지하철을 타고 5분가량 이동해야 하는 엄청나게 먼 곳이었다
입국심사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달리기.. 에스컬레이터를 두 칸씩 넘어다니며 허겁지겁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탄 시간이 48분.. 다행이도 서류처리가 되어 공항안에 있는 사람은 버리고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
한숨 놓았지만 나 때문에 늦게 뜨면 안될거란 생각에 지하철을 내려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달렸다
등에는 큰 백팩을 메고 한손엔 전기장판을 들고..
내려서도 109번은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ㅠㅠ 다행이 세 블록정도 뛰어가니 게이트 앞에 한 승무원이
“말레이시아 항공이요?” 라고 손짓하길래 얼른 뛰어가서 티켓을 건네주고 무사히 비행기로 입성!
비행기 내부 모습. 다양한 색상의 커버가 마치 상큼한 과일을 연상케 한다. 말레이시아의 열대과일~
안녕, 인천공항..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했고 백팩과 전기장판을 위 짐칸에 올리고 자리에 앉아 땀을 닦아 냈다.
앉아서 가족과 친척등에게 전화를 하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참 숨을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니 뭔가 뭉클했다. “정말 가는구나..”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한 느낌. 이건 뭐라 표현할 수 없다. 만감이 교차하는..
솔직히 계획했던건 년수로 2년이지만 막상 가는구나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앞으로의 기대, 혹은 걱정, 소중한 사람들과 또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
하지만 모든게 잘될거야!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Take off 하면서 기장이 이런저런 방송을 했는데 6시간 5분이 걸린다는 것과 영화 두편을 상영하겠다는
말을 캐치해냈다. 기내식에 관한 얘기와 기념품을 판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앞에 구비되어있는 책자를 확인해
보라는 추가설명이 있었다. 바로 앞에 구비된 책자를 살펴보았다. 두 가지가 있었다.
Temtations 와 Goingplaces라는 책자였는데, 전자는 기내 방송목록과 쇼핑리스트, 후자는 여행정보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템테이션으로 오늘 방송목록을 확인해보니 영화는 주유소습격사건2와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2를 틀어줬다. 한국어에 영어 자막.
주습사2가 끝나고 10분정도 후에 바로 번개도둑을 틀었다. 영어음성에 아랍어 자막.
좌석에 구비되어있는 담요와 비게. 추위 잘타는 사람은 기내 에어컨으로도 쌀쌀해지니 꼭 확인하자
흔히들 저가항공사의 비행기는 좁아터진데다가 발도 못뻗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걸린다고
많이 생각한다. 나도 많이 우려했지만, 발 뻗을 공간은 물론 밑에 짐 하나 더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앞 뒤 좌석간격도 그리 좁지 않다. 물론 넉넉한 최상의 여건은 아니지만 저가항공사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기내식으론 처음에 간식거리로 맥주와 땅콩을 주는데 입맛을 돋궈준다.
12시 ~1시 즘에 정식이 나오는데 치킨과 생선이 있다. 보통 치킨이 인기여서 좌석이 멀다면 생선을 먹기 십상이다.
나도 생선이 싫어 치킨을 먹어야지 하고있는데 앞에서 다 먹었다면서 결국 생선을 먹었다 ㅠ
그때, 내 바로앞에 어떤 외국인은 혼자 치킨을 먹고있었는데, 알고보니 승무원이 지나갈 때 미리 말하여 예약해논 것이다! 치킨을 꼭 먹고싶거나 생선이 싫다면 기내식이 나올 타이밍에 승무원에게 미리 달라고 말하자!
한가한 타이밍에 담배도 판다. 물론 면세 담배!
면세점에서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헤드셋과 기내 방송 리모컨.
비행기가 이륙하고 땅콩을 주기전에 이 헤드셋을 줄까 하고 물어보는데 방송을 듣고자 한다면 반드시 달라고 하자
처음엔 이어폰이 있어서 그냥 내것으로 듣지 뭐 했는데 위 사진처럼 일반 단자랑은 달라서 일반 이어폰은 꽂으면
한쪽만 나온다. 영화도, 음악도, 기내방송도 한쪽 귀로만 듣고 싶다면 본인 이어폰을 써도 좋다.
기내 화장실 내부 모습.
변기에 앉아도 문까지 넉넉해서 불편하지 않다. 물도 나오고 액체 비누도 있다.
물론 기내 전 구간은 금연! 화장실도 예외는 없다.
갑자기 생각났다.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단 사실을.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약간 검은 피부의 남자.
내가 창가 쪽이라 화장실을 갈 때 마다 양해를 구하고 지나다녔는데 처음엔 동남아시아인인줄 알고
“Excuse me” 라며 다녔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고 “다음부턴 잠시만 지나갈게요“ 라고 했는데
대답이 없는 것이었다! 정체가 궁금해져서 내가 먼저 물었다. 이륙후 4시간 만에 처음으로..
나 : 한국분 아니세요?
그분 : 맞아요 ㅋㅋ
나 : 아- 그러셨구나 ㅎ 어디 여행가시는 거에요?
그분 : 아뇨, 전 집이 말레이시아에 있어서요.. 한국은 출장온거에요
얘기는 길어졌고 서로의 여정과 하는 일 등의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분은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며 회사를 다니고 한국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기라..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오후 5시 5분.. 현지 시간으로 4시 5분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고 그분과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그분은 출구로.. 난 환승게이트로..
*환승하기! 따로 신고하거나 부가적인 행동 없이 공항 내에 비행 정보 전광판을 보고 자신이 경유해서 다음으로 탈 비행기의 게이트에 맞게 가주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처음에 탔던 것처럼. 전혀 어려울게 없다! 출구로 나가지만 않으면 된다.
MH - Malaysia Hospi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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