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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 쿠알라룸푸르 -> 퍼스의 긴 여정!

비행기에서 내려 탑승 정보 전광판과 내 환승 티켓과 비교해보며 퍼스행 비행편을 찾았고 게이트 C35라는 것을 알아냈다.

 

음.. 배가 좀 출출한데.. (점심 기내식으로 생선세트를 먹어 속이 그리 좋지 않았다..)

주변에 식당으로 보이는 곳이 한 곳 있었지만 환승은 처음 해보기에 일단 게이트에 도착한 후에 생각하자고 넘기고 게이트 C35를 향해 계속 걸었다.

걸어 걸어 도착한 게이트는 인천에서처럼 구석에 있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고 의자만 덩그러니..

백팩이 너무 무거웠기에 일단 어깨를 쉬게하려고 짐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땀을 닦아냈다. (역시나 말레이시아는 더웠다) 우측에는 백인 금발 아줌마가 여유롭게 혼자 책을 읽고 있었고 좌측에는 동남아시아인으로 보이는 중년 아줌마가 혼자 디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인천과는 다르게 여유로왔던 퍼스행 게이트

 

 


삼성은 여기에도 있었다!

 

나 : 후- 더워라 ㅠㅠ

동남아 아줌마 : 솰라 솰라

나 : 네?

동남아 아줌마 : 사진좀 찍어 주실래요?

나 : 물론이죠 ^^

 

(찰칵)

 

동남아 아줌마 : (사진을 보더니) 흠.. 솰라 솰라

나 : (보니까 아줌마가 좀 작게 나왔다. 배경이 크고) 좀 작죠? 크게 찍어드릴게요

동남아 아줌마 : 오케이

 

(찰칵)

 

나 : (이정도면 적당하군) 이제 좀 크게 나왔네요

동남아 아줌마 : (뭔가 맘에 안든 듯) 솰라 솰라

나 : (동남아 영어발음은 너무 힘들어 ㅠㅠ) 익스큐즈 미?

동남아 아줌마 : 몸이 다 나오게 해줄순 없나요? (Top to bottom)

나 : (그거 하나 들렸다) 아 아~ 오케이 오케이

 

(찰칵)

 

동남아 아줌마 : (이제야 만족) 굿~

나 : ^^

동남아 아줌마 : 호주 살아요?

나 : 아뇨 워킹홀리데이로 왔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동남아 아줌마 : 오~ 코리아. 알아요. 난 캄보디아에서 왔어요 ^^

 

그렇게 통성명을 하고 배고픔을 잊고 대화는 길어졌다. 경유 시간이 2시간 이었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대화했다.

캄보디아에서 전쟁으로 상황이 좋지 않자 호주로 건너왔고 지금은 23년째 호주에 거주중이라는 리나 아줌마(Rina) 나이는 50대 중 후반 이었고 나랑 정말 별 얘기를 했다 ㅋㅋ

그러던 중 갑자기 우리 앞을 지나가는 백인 아줌마. 리나 아줌마랑 눈이 마주치자 웃으며 인사한다.

 

리나 아줌마 : 헬로. 하와유? ^^

백인 아줌마 : 굿. 어디 여행 갔다 오세요?

리나 아줌마 : 아뇨. 집에 가는 거에요. 캄보디아가 친정이거든요

백인 아줌마 : 오~ 그래요? 퍼스 사세요?

 

둘의 대화가 이어졌고, 난 중간에서 구경중 ^^

 

리나 아줌마 : 아, 이친구도 퍼스 가요, 워킹 홀리데이 왔데요

백인 아줌마 : 아~ 헬로 하와유 ^^

나 : 굿. ^^

백인 아줌마 : 어디서 왔어요?

나 : 한국이요

백인 아줌마 : 오! 내 사촌의 아들의 아내가 한국인인데!

 

갑자기 나와 백인아줌마의 대화로 이어졌고, 통성명을 했다. 남편은 캐나다인, 본인은 독일인, 자식들은 각각 말레이시아, 영국, 미국에 가서 살고 있다는 레이나 아줌마. 나이는 60세.

 

나 : 글로벌 패밀리네요 ㅋㅋ

레이나 아줌마 : 아주 다양하지 ㅋㅋ

 

호주 얘기와 한국이야기, 독일 이야기, 캄보디아 이야기가 오고갔다. 정말 글로벌한 대화를 하다 레이나 아줌마가 동독, 서독 얘기를 하면서 한국의 분단에 대해 말을 했다. 자신이 독일 살 때는 분단중이었는데 호주갔다 오니까 통일 되어져있었다는 이야기. 한국도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아마 몇십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는 현실과 그런 상황에서도 수뇌부는 잘 먹고 잘 산다고 하며 혀를 찼던 아줌마. 신나게 대화하다 남편이 기다린다며 자리를 떠났다. It was a nice talking ^^


자식이 4명인데 제일 어린 아들이 32살이라던 리나 아줌마

 

보딩 타임이 되어 짐검사를 하고 대기실에 들어와서 아줌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중.

아줌마가 갑자기 펜과 종이좀 달란다. 잠시 후 돌아온 종이엔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혀있었다

 

리나 아줌마 : 혹시나 무슨일 있으면 연락해, 이번주는 안되구, 다음주부터 ^^

나 : 아, 고마워요~ 이번주엔 무슨일 있어요?

리나 아줌마 : 아니, 캄보디아 갔다 오느라 핸드폰 아직 안살려서.. 담주에 살리려구

 

마음씨 좋은 아줌마 ^^ 퍼스 남쪽에 케닝베일이라는 곳에 산다는데 구글 어스로 살펴보니 나와는 꽤 멀다.

차로 한 시간 잡아야 할 듯.. 나중에 차 사면 찾아 뵐게요 ^^

 


퍼스행 말레이시아 항공편 내부. 말레이시아도 안녕

 

퍼스행 비행기는 기내식이 좀 달랐는데 말레이시아행에 나오던 김치가 없고 치즈 케잌이 나온다.

뭔가 더 비싸보이긴 했다.

 

옆자리엔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탔는데 계속 내쪽을 힐끔힐끔 보길래 먼저 말을 걸었다.

말레이시아 인이었고 퍼스에 형제들이 있단다.

2주 놀다 갈거라며 말레이시아 특유의 빠른 영어를 구사했다. 알아 듣기 힘들었지만 의사소통엔 문제 없었다.

 

저녁 기내식을 먹고 (이번엔 다행히 치킨이 남았었다. 근데 별로 맛이 없었다 ㅠㅠ) 영화를 보다가 내가 최근에 본게 셔터 아일랜드라고 하고 너도 봤냐고 하니 봤는데 이해를 못하겠단다 ㅋㅋ 난 재밌게 봤는데..

“아니, 디카프리오가 정상인인지 정신병잔지 끝까지 말을 안해줘”

(음.. 그게 바로 그 영화의 포인튼데..) “글세, 나도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But I enjoied ^^"

 

어느새 창밖은 어두워졌고 시간은 밤 9시를 지나고 있었다. 너무 졸렸다.. 조금만 자자..



:말레이시아 항공을 뛰어가서 타다!

 

5월 9일 아침 9시

날씨는 맑았다. 오히려 눈이 부셨던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티케팅을 하러 이동했다.

안내데스크에서 말레이시아항공은 어딘지 물어보자 D라고 알려주었고

바로 가서 줄을 서고 15분 정도는 기다렸던 것 같다.

대부분 여행객이었고 나처럼 혼자서 가는, 딱 봐도 워킹홀리데이겠구나 하는

젊은이는 별로 없었다.

 

내 차례가 되어 여권과 전자항공권, 비자허가 프린트를 보여줬는데

내 담당자 (20대 후반의 남자였음)가 처음엔 비자허가 프린트가 이게 아니라며 이메일로 온 문서를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분명 이메일에도 이것을 뽑으라고 써있었고 링크되어있어서 난 제대로 들어가

프린트 버튼을 눌러 뽑아온건데.. 그 분 말은 아예 그 이메일 내용을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나 : 분명 메일엔 이것을 뽑아오라고 해서 이걸 뽑아온건데요..

담당자 : 그니까, 이메일에 보면 임시 비자 넘버랑.. 어? 여기도 있네?

 

물론 내 문서엔 비자 넘버와 여러 정보가 가득했다 ^-^

 

담당자 : 음.. 확인해볼게요

 

몇분 안지나 어디 갔다 오더니 군말없이 티케팅해주는 담당자분..

 

담당자 : 워킹홀리데이 비자네요? 비행기표는 편도고..

나 : 그렇습니다.

담당자 : 돌아오실 돈은 있으세요?

나 : 물론, 일단은 수중에 비행기표 값정도는 있습니다

 

뭔가 무시당하는 기분이라 바로 받아친 나 ..

 

담당자 : 아니, 저번달에만 3명이 갔다가 빠꾸먹었거든요

나 : 네? 이미 비자를 다 받았는데 빠꾸도 먹나요?

담당자 : 호주 입국할 때 인터뷰를 하는데 거기서 돈 없다, 일하면서 벌거다 이런식으로 얘기해서..

나 :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는데)

담당자 : 그래서 저번달만 3명이 그랬어요. 가서 조심하라구요, 인터뷰..

나 :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국내선이 아니다, 국제선을 타자!



인터뷰와 빠꾸라.. 처음 들어보는 얘기지만 담당자는 진지했다.

인터뷰시 어떻게 이쁘게 말할까 대충 머릿속에서 정리하면서 티켓을 받고 짐을 맡겼다.

 

인천 -> 쿠왈라룸푸르 -> 퍼스 의 경유였기에 물론 표는 2장이 나왔다

11시 비행기었는데 앉아서 좀 쉬니까 금방 10시 20분이 되었다.

보딩 타임은 10시 30분부터 10시 50분까지.. 가족과 인사를 하고 슬슬 들어가는데

 

아차,! 이런 바보ㅠ 비행기를 너무 오랜만에 탔나..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하면서

바로 쓰는건 백팩에 넣는답시고 샴푸, 바디, 세안제 등 목욕용품을 백팩에 넣어 매고 온 것.

물론 짐검사에서 다 빠꾸먹고 짐으로 맡기려 했으나 카운터가 마감하여 결국은 엄마 주고 왔다

가자마자 목욕용품 사야할 판.. 입국심사를 하고 시계를 보니 어이쿠 10시 45분이네 ^-^*

 

내가 탈 MH067편은 탑승게이트가 109번이었는데 무려 지하에 있는데다 (난 3층이었다)

내려가서도 지하철을 타고 5분가량 이동해야 하는 엄청나게 먼 곳이었다

 

입국심사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달리기.. 에스컬레이터를 두 칸씩 넘어다니며 허겁지겁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탄 시간이 48분.. 다행이도 서류처리가 되어 공항안에 있는 사람은 버리고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

한숨 놓았지만 나 때문에 늦게 뜨면 안될거란 생각에 지하철을 내려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달렸다

등에는 큰 백팩을 메고 한손엔 전기장판을 들고..

내려서도 109번은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ㅠㅠ 다행이 세 블록정도 뛰어가니 게이트 앞에 한 승무원이

“말레이시아 항공이요?” 라고 손짓하길래 얼른 뛰어가서 티켓을 건네주고 무사히 비행기로 입성!

 

비행기 내부 모습. 다양한 색상의 커버가 마치 상큼한 과일을 연상케 한다. 말레이시아의 열대과일~


안녕, 인천공항..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했고 백팩과 전기장판을 위 짐칸에 올리고 자리에 앉아 땀을 닦아 냈다.

앉아서 가족과 친척등에게 전화를 하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참 숨을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니 뭔가 뭉클했다. “정말 가는구나..”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한 느낌. 이건 뭐라 표현할 수 없다. 만감이 교차하는..

솔직히 계획했던건 년수로 2년이지만 막상 가는구나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앞으로의 기대, 혹은 걱정, 소중한 사람들과 또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

 

하지만 모든게 잘될거야!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Take off 하면서 기장이 이런저런 방송을 했는데 6시간 5분이 걸린다는 것과 영화 두편을 상영하겠다는

말을 캐치해냈다. 기내식에 관한 얘기와 기념품을 판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앞에 구비되어있는 책자를 확인해

보라는 추가설명이 있었다. 바로 앞에 구비된 책자를 살펴보았다. 두 가지가 있었다.

Temtations 와 Goingplaces라는 책자였는데, 전자는 기내 방송목록과 쇼핑리스트, 후자는 여행정보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템테이션으로 오늘 방송목록을 확인해보니 영화는 주유소습격사건2와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2를 틀어줬다. 한국어에 영어 자막.



주습사2가 끝나고 10분정도 후에 바로 번개도둑을 틀었다. 영어음성에 아랍어 자막.

 


좌석에 구비되어있는 담요와 비게. 추위 잘타는 사람은 기내 에어컨으로도 쌀쌀해지니 꼭 확인하자

 

 
히들 저가항공사의 비행기는 좁아터진데다가 발도 못뻗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걸린다고

많이 생각한다. 나도 많이 우려했지만, 발 뻗을 공간은 물론 밑에 짐 하나 더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앞 뒤 좌석간격도 그리 좁지 않다. 물론 넉넉한 최상의 여건은 아니지만 저가항공사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기내식으론 처음에 간식거리로 맥주와 땅콩을 주는데 입맛을 돋궈준다.

12시 ~1시 즘에 정식이 나오는데 치킨과 생선이 있다. 보통 치킨이 인기여서 좌석이 멀다면 생선을 먹기 십상이다.

나도 생선이 싫어 치킨을 먹어야지 하고있는데 앞에서 다 먹었다면서 결국 생선을 먹었다 ㅠ

그때, 내 바로앞에 어떤 외국인은 혼자 치킨을 먹고있었는데, 알고보니 승무원이 지나갈 때 미리 말하여 예약해논 것이다! 치킨을 꼭 먹고싶거나 생선이 싫다면 기내식이 나올 타이밍에 승무원에게 미리 달라고 말하자!

 

 


한가한 타이밍에 담배도 판다. 물론 면세 담배!

면세점에서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헤드셋과 기내 방송 리모컨.

비행기가 이륙하고 땅콩을 주기전에 이 헤드셋을 줄까 하고 물어보는데 방송을 듣고자 한다면 반드시 달라고 하자

처음엔 이어폰이 있어서 그냥 내것으로 듣지 뭐 했는데 위 사진처럼 일반 단자랑은 달라서 일반 이어폰은 꽂으면

한쪽만 나온다. 영화도, 음악도, 기내방송도 한쪽 귀로만 듣고 싶다면 본인 이어폰을 써도 좋다.

 


내 화장실 내부 모습.

변기에 앉아도 문까지 넉넉해서 불편하지 않다. 물도 나오고 액체 비누도 있다.

물론 기내 전 구간은 금연! 화장실도 예외는 없다.

 

 

갑자기 생각났다.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단 사실을.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약간 검은 피부의 남자.

내가 창가 쪽이라 화장실을 갈 때 마다 양해를 구하고 지나다녔는데 처음엔 동남아시아인인줄 알고

“Excuse me” 라며 다녔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고 “다음부턴 잠시만 지나갈게요“ 라고 했는데

대답이 없는 것이었다! 정체가 궁금해져서 내가 먼저 물었다. 이륙후 4시간 만에 처음으로..

 

나 : 한국분 아니세요?

그분 : 맞아요 ㅋㅋ

나 : 아- 그러셨구나 ㅎ 어디 여행가시는 거에요?

그분 : 아뇨, 전 집이 말레이시아에 있어서요.. 한국은 출장온거에요

 

얘기는 길어졌고 서로의 여정과 하는 일 등의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분은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며 회사를 다니고 한국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기라..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오후 5시 5분.. 현지 시간으로 4시 5분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고 그분과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그분은 출구로.. 난 환승게이트로..

 

*환승하기! 따로 신고하거나 부가적인 행동 없이 공항 내에 비행 정보 전광판을 보고 자신이 경유해서 다음으로 탈 비행기의 게이트에 맞게 가주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처음에 탔던 것처럼. 전혀 어려울게 없다! 출구로 나가지만 않으면 된다.




MH - Malaysia Hospitality



: 한국 -> 쿠알라룸푸르 -> 퍼스의 긴 여정!

비행기에서 내려 탑승 정보 전광판과 내 환승 티켓과 비교해보며 퍼스행 비행편을 찾았고 게이트 C35라는 것을 알아냈다.

 

음.. 배가 좀 출출한데.. (점심 기내식으로 생선세트를 먹어 속이 그리 좋지 않았다..)

주변에 식당으로 보이는 곳이 한 곳 있었지만 환승은 처음 해보기에 일단 게이트에 도착한 후에 생각하자고 넘기고 게이트 C35를 향해 계속 걸었다.

걸어 걸어 도착한 게이트는 인천에서처럼 구석에 있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고 의자만 덩그러니..

백팩이 너무 무거웠기에 일단 어깨를 쉬게하려고 짐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땀을 닦아냈다. (역시나 말레이시아는 더웠다) 우측에는 백인 금발 아줌마가 여유롭게 혼자 책을 읽고 있었고 좌측에는 동남아시아인으로 보이는 중년 아줌마가 혼자 디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인천과는 다르게 여유로왔던 퍼스행 게이트

 

 


삼성은 여기에도 있었다!

 

나 : 후- 더워라 ㅠㅠ

동남아 아줌마 : 솰라 솰라

나 : 네?

동남아 아줌마 : 사진좀 찍어 주실래요?

나 : 물론이죠 ^^

 

(찰칵)

 

동남아 아줌마 : (사진을 보더니) 흠.. 솰라 솰라

나 : (보니까 아줌마가 좀 작게 나왔다. 배경이 크고) 좀 작죠? 크게 찍어드릴게요

동남아 아줌마 : 오케이

 

(찰칵)

 

나 : (이정도면 적당하군) 이제 좀 크게 나왔네요

동남아 아줌마 : (뭔가 맘에 안든 듯) 솰라 솰라

나 : (동남아 영어발음은 너무 힘들어 ㅠㅠ) 익스큐즈 미?

동남아 아줌마 : 몸이 다 나오게 해줄순 없나요? (Top to bottom)

나 : (그거 하나 들렸다) 아 아~ 오케이 오케이

 

(찰칵)

 

동남아 아줌마 : (이제야 만족) 굿~

나 : ^^

동남아 아줌마 : 호주 살아요?

나 : 아뇨 워킹홀리데이로 왔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동남아 아줌마 : 오~ 코리아. 알아요. 난 캄보디아에서 왔어요 ^^

 

그렇게 통성명을 하고 배고픔을 잊고 대화는 길어졌다. 경유 시간이 2시간 이었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대화했다.

캄보디아에서 전쟁으로 상황이 좋지 않자 호주로 건너왔고 지금은 23년째 호주에 거주중이라는 리나 아줌마(Rina) 나이는 50대 중 후반 이었고 나랑 정말 별 얘기를 했다 ㅋㅋ

그러던 중 갑자기 우리 앞을 지나가는 백인 아줌마. 리나 아줌마랑 눈이 마주치자 웃으며 인사한다.

 

리나 아줌마 : 헬로. 하와유? ^^

백인 아줌마 : 굿. 어디 여행 갔다 오세요?

리나 아줌마 : 아뇨. 집에 가는 거에요. 캄보디아가 친정이거든요

백인 아줌마 : 오~ 그래요? 퍼스 사세요?

 

둘의 대화가 이어졌고, 난 중간에서 구경중 ^^

 

리나 아줌마 : 아, 이친구도 퍼스 가요, 워킹 홀리데이 왔데요

백인 아줌마 : 아~ 헬로 하와유 ^^

나 : 굿. ^^

백인 아줌마 : 어디서 왔어요?

나 : 한국이요

백인 아줌마 : 오! 내 사촌의 아들의 아내가 한국인인데!

 

갑자기 나와 백인아줌마의 대화로 이어졌고, 통성명을 했다. 남편은 캐나다인, 본인은 독일인, 자식들은 각각 말레이시아, 영국, 미국에 가서 살고 있다는 레이나 아줌마. 나이는 60세.

 

나 : 글로벌 패밀리네요 ㅋㅋ

레이나 아줌마 : 아주 다양하지 ㅋㅋ

 

호주 얘기와 한국이야기, 독일 이야기, 캄보디아 이야기가 오고갔다. 정말 글로벌한 대화를 하다 레이나 아줌마가 동독, 서독 얘기를 하면서 한국의 분단에 대해 말을 했다. 자신이 독일 살 때는 분단중이었는데 호주갔다 오니까 통일 되어져있었다는 이야기. 한국도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아마 몇십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는 현실과 그런 상황에서도 수뇌부는 잘 먹고 잘 산다고 하며 혀를 찼던 아줌마. 신나게 대화하다 남편이 기다린다며 자리를 떠났다. It was a nice talking ^^


자식이 4명인데 제일 어린 아들이 32살이라던 리나 아줌마

 

보딩 타임이 되어 짐검사를 하고 대기실에 들어와서 아줌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중.

아줌마가 갑자기 펜과 종이좀 달란다. 잠시 후 돌아온 종이엔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혀있었다

 

리나 아줌마 : 혹시나 무슨일 있으면 연락해, 이번주는 안되구, 다음주부터 ^^

나 : 아, 고마워요~ 이번주엔 무슨일 있어요?

리나 아줌마 : 아니, 캄보디아 갔다 오느라 핸드폰 아직 안살려서.. 담주에 살리려구

 

마음씨 좋은 아줌마 ^^ 퍼스 남쪽에 케닝베일이라는 곳에 산다는데 구글 어스로 살펴보니 나와는 꽤 멀다.

차로 한 시간 잡아야 할 듯.. 나중에 차 사면 찾아 뵐게요 ^^

 


퍼스행 말레이시아 항공편 내부. 말레이시아도 안녕

 

퍼스행 비행기는 기내식이 좀 달랐는데 말레이시아행에 나오던 김치가 없고 치즈 케잌이 나온다.

뭔가 더 비싸보이긴 했다.

 

옆자리엔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탔는데 계속 내쪽을 힐끔힐끔 보길래 먼저 말을 걸었다.

말레이시아 인이었고 퍼스에 형제들이 있단다.

2주 놀다 갈거라며 말레이시아 특유의 빠른 영어를 구사했다. 알아 듣기 힘들었지만 의사소통엔 문제 없었다.

 

저녁 기내식을 먹고 (이번엔 다행히 치킨이 남았었다. 근데 별로 맛이 없었다 ㅠㅠ) 영화를 보다가 내가 최근에 본게 셔터 아일랜드라고 하고 너도 봤냐고 하니 봤는데 이해를 못하겠단다 ㅋㅋ 난 재밌게 봤는데..

“아니, 디카프리오가 정상인인지 정신병잔지 끝까지 말을 안해줘”

(음.. 그게 바로 그 영화의 포인튼데..) “글세, 나도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But I enjoied ^^"

 

어느새 창밖은 어두워졌고 시간은 밤 9시를 지나고 있었다. 너무 졸렸다.. 조금만 자자..


:말레이시아 항공을 뛰어가서 타다!

 

5월 9일 아침 9시

날씨는 맑았다. 오히려 눈이 부셨던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티케팅을 하러 이동했다.

안내데스크에서 말레이시아항공은 어딘지 물어보자 D라고 알려주었고

바로 가서 줄을 서고 15분 정도는 기다렸던 것 같다.

대부분 여행객이었고 나처럼 혼자서 가는, 딱 봐도 워킹홀리데이겠구나 하는

젊은이는 별로 없었다.

 

내 차례가 되어 여권과 전자항공권, 비자허가 프린트를 보여줬는데

내 담당자 (20대 후반의 남자였음)가 처음엔 비자허가 프린트가 이게 아니라며 이메일로 온 문서를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분명 이메일에도 이것을 뽑으라고 써있었고 링크되어있어서 난 제대로 들어가

프린트 버튼을 눌러 뽑아온건데.. 그 분 말은 아예 그 이메일 내용을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나 : 분명 메일엔 이것을 뽑아오라고 해서 이걸 뽑아온건데요..

담당자 : 그니까, 이메일에 보면 임시 비자 넘버랑.. 어? 여기도 있네?

 

물론 내 문서엔 비자 넘버와 여러 정보가 가득했다 ^-^

 

담당자 : 음.. 확인해볼게요

 

몇분 안지나 어디 갔다 오더니 군말없이 티케팅해주는 담당자분..

 

담당자 : 워킹홀리데이 비자네요? 비행기표는 편도고..

나 : 그렇습니다.

담당자 : 돌아오실 돈은 있으세요?

나 : 물론, 일단은 수중에 비행기표 값정도는 있습니다

 

뭔가 무시당하는 기분이라 바로 받아친 나 ..

 

담당자 : 아니, 저번달에만 3명이 갔다가 빠꾸먹었거든요

나 : 네? 이미 비자를 다 받았는데 빠꾸도 먹나요?

담당자 : 호주 입국할 때 인터뷰를 하는데 거기서 돈 없다, 일하면서 벌거다 이런식으로 얘기해서..

나 :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는데)

담당자 : 그래서 저번달만 3명이 그랬어요. 가서 조심하라구요, 인터뷰..

나 :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국내선이 아니다, 국제선을 타자!



인터뷰와 빠꾸라.. 처음 들어보는 얘기지만 담당자는 진지했다.

인터뷰시 어떻게 이쁘게 말할까 대충 머릿속에서 정리하면서 티켓을 받고 짐을 맡겼다.

 

인천 -> 쿠왈라룸푸르 -> 퍼스 의 경유였기에 물론 표는 2장이 나왔다

11시 비행기었는데 앉아서 좀 쉬니까 금방 10시 20분이 되었다.

보딩 타임은 10시 30분부터 10시 50분까지.. 가족과 인사를 하고 슬슬 들어가는데

 

아차,! 이런 바보ㅠ 비행기를 너무 오랜만에 탔나..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하면서

바로 쓰는건 백팩에 넣는답시고 샴푸, 바디, 세안제 등 목욕용품을 백팩에 넣어 매고 온 것.

물론 짐검사에서 다 빠꾸먹고 짐으로 맡기려 했으나 카운터가 마감하여 결국은 엄마 주고 왔다

가자마자 목욕용품 사야할 판.. 입국심사를 하고 시계를 보니 어이쿠 10시 45분이네 ^-^*

 

내가 탈 MH067편은 탑승게이트가 109번이었는데 무려 지하에 있는데다 (난 3층이었다)

내려가서도 지하철을 타고 5분가량 이동해야 하는 엄청나게 먼 곳이었다

 

입국심사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달리기.. 에스컬레이터를 두 칸씩 넘어다니며 허겁지겁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탄 시간이 48분.. 다행이도 서류처리가 되어 공항안에 있는 사람은 버리고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

한숨 놓았지만 나 때문에 늦게 뜨면 안될거란 생각에 지하철을 내려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달렸다

등에는 큰 백팩을 메고 한손엔 전기장판을 들고..

내려서도 109번은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ㅠㅠ 다행이 세 블록정도 뛰어가니 게이트 앞에 한 승무원이

“말레이시아 항공이요?” 라고 손짓하길래 얼른 뛰어가서 티켓을 건네주고 무사히 비행기로 입성!

 

비행기 내부 모습. 다양한 색상의 커버가 마치 상큼한 과일을 연상케 한다. 말레이시아의 열대과일~


안녕, 인천공항..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했고 백팩과 전기장판을 위 짐칸에 올리고 자리에 앉아 땀을 닦아 냈다.

앉아서 가족과 연실이, 친척등에게 전화를 하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참 숨을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니 뭔가 뭉클했다. “정말 가는구나..”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한 느낌. 이건 뭐라 표현할 수 없다. 만감이 교차하는..

솔직히 계획했던건 년수로 2년이지만 막상 가는구나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앞으로의 기대, 혹은 걱정, 소중한 사람들과 또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

 

하지만 모든게 잘될거야!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Take off 하면서 기장이 이런저런 방송을 했는데 6시간 5분이 걸린다는 것과 영화 두편을 상영하겠다는

말을 캐치해냈다. 기내식에 관한 얘기와 기념품을 판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앞에 구비되어있는 책자를 확인해

보라는 추가설명이 있었다. 바로 앞에 구비된 책자를 살펴보았다. 두 가지가 있었다.

Temtations 와 Goingplaces라는 책자였는데, 전자는 기내 방송목록과 쇼핑리스트, 후자는 여행정보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비행기는 상공을 날고 있었고

창밖으론 마지막 인천의 모습이 보였다


템테이션으로 오늘 방송목록을 확인해보니 영화는 주유소습격사건2와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2를 틀어줬다. 한국어에 영어 자막.



주습사2가 끝나고 10분정도 후에 바로 번개도둑을 틀었다. 영어음성에 아랍어 자막.

 


좌석에 구비되어있는 담요와 비게. 추위 잘타는 사람은 기내 에어컨으로도 쌀쌀해지니 꼭 확인하자

 

 
히들 저가항공사의 비행기는 좁아터진데다가 발도 못뻗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걸린다고

많이 생각한다. 나도 많이 우려했지만, 발 뻗을 공간은 물론 밑에 짐 하나 더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앞 뒤 좌석간격도 그리 좁지 않다. 물론 넉넉한 최상의 여건은 아니지만 저가항공사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기내식으론 처음에 간식거리로 맥주와 땅콩을 주는데 입맛을 돋궈준다.

12시 ~1시 즘에 정식이 나오는데 치킨과 생선이 있다. 보통 치킨이 인기여서 좌석이 멀다면 생선을 먹기 십상이다.

나도 생선이 싫어 치킨을 먹어야지 하고있는데 앞에서 다 먹었다면서 결국 생선을 먹었다 ㅠ

그때, 내 바로앞에 어떤 외국인은 혼자 치킨을 먹고있었는데, 알고보니 승무원이 지나갈 때 미리 말하여 예약해논 것이다! 치킨을 꼭 먹고싶거나 생선이 싫다면 기내식이 나올 타이밍에 승무원에게 미리 달라고 말하자!

 

 


한가한 타이밍에 담배도 판다. 물론 면세 담배!

면세점에서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헤드셋과 기내 방송 리모컨.

비행기가 이륙하고 땅콩을 주기전에 이 헤드셋을 줄까 하고 물어보는데 방송을 듣고자 한다면 반드시 달라고 하자

처음엔 이어폰이 있어서 그냥 내것으로 듣지 뭐 했는데 위 사진처럼 일반 단자랑은 달라서 일반 이어폰은 꽂으면

한쪽만 나온다. 영화도, 음악도, 기내방송도 한쪽 귀로만 듣고 싶다면 본인 이어폰을 써도 좋다.

 


내 화장실 내부 모습.

변기에 앉아도 문까지 넉넉해서 불편하지 않다. 물도 나오고 액체 비누도 있다.

물론 기내 전 구간은 금연! 화장실도 예외는 없다.

 

 

갑자기 생각났다.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단 사실을.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약간 검은 피부의 남자.

내가 창가 쪽이라 화장실을 갈 때 마다 양해를 구하고 지나다녔는데 처음엔 동남아시아인인줄 알고

“Excuse me” 라며 다녔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고 “다음부턴 잠시만 지나갈게요“ 라고 했는데

대답이 없는 것이었다! 정체가 궁금해져서 내가 먼저 물었다. 이륙후 4시간 만에 처음으로..

 

나 : 한국분 아니세요?

그분 : 맞아요 ㅋㅋ

나 : 아- 그러셨구나 ㅎ 어디 여행가시는 거에요?

그분 : 아뇨, 전 집이 말레이시아에 있어서요.. 한국은 출장온거에요

 

얘기는 길어졌고 서로의 여정과 하는 일 등의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분은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며 회사를 다니고 한국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살기라..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오후 5시 5분.. 현지 시간으로 4시 5분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고 그분과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그분은 출구로.. 난 환승게이트로..

 

*환승하기! 따로 신고하거나 부가적인 행동 없이 공항 내에 비행 정보 전광판을 보고 자신이 경유해서 다음으로 탈 비행기의 게이트에 맞게 가주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처음에 탔던 것처럼. 전혀 어려울게 없다! 출구로 나가지만 않으면 된다.




MH - Malaysia Hospi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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